공부법 에센스

허원범 원장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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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공부의 순서

장기 시험 수험 생활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단계가 있다. 단번에 타이트하고 효과적인 수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부하는 생활에 시동을 걸고 가속하여 최고 속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비해야 할 여러 환경이 있으며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과정들, 그리고 그것을 습관화해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필자는‘공부의 순서’라고 명칭하여 단계별로 설명한다. 






Step 1 : 목표를 정하고 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를 아는 것 

왜 시험을 준비하려고 하는가? 그 시험의 성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

어떤 점에, 혹은 그 시험을 통해 얻는 직업의 어떤 점들에 매력을 느끼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시작의 동기와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발조차 담그지 않는 것이 좋다. 동기와 각오가 확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처음 시작이 비록 비슷해 보일지라도 힘들 때 혹은 슬럼프나 좌절이 있는 시기에 큰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결국 그런 시기에 계속 흔들리거나 혹은 완전히 무너지는지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비록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시험 준비를 결심하였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성취 후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떠올려보며 간절해야 한다. 그리고는 그것의 가치만큼이나 높은 경쟁률 속에서 자신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각오’를 확실히 해야 한다. 

어려운 일을 할 때‘각오’란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다. 

성취해야 하는 이유와 각오를 메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순히 ‘생각한 것’과‘적어 놓는 것’은 기억에 각인되는 정도가 완전히 다르다. 짧게라도 목표와 각오를 적어두도록 하자. 시간이 지나고 지루한 수험 생활이 오래 반복되면 어느새 처음의 각오도 다소 무뎌지고 목표도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그때 또 처음의 기록이 빛을 발한다. 더불어 관련 책과 성공기 등을 계속 읽는 것도 동기와 각오를 다시금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들의 의지를 자신에게 복사해 가져오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자기 암시’ 또한 효과적이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은 ‘이 관문밖에 답이 없으며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은 ‘그럴만한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되뇌자. 머리가 착각할 정도로 생각하면 몸은 그것에 맞춰 행동하게 된다.



Step 2 : 시간확보 

장기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단을 내렸다면 두 번째 할 일은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한 가지 비유를 들어 볼 것이니 상상해 보기 바란다.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아무 것도 없는 하얀 방에 갇혔다고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쉬고 싶은 대로 쉬고 잠도 자고 자유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날 며칠이 지나면 그동안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고민도 희미해질 것이며, 할 일이 없다는 것에 대단히 무료해질 것이다. 정말 심심해 미칠 지경이 될 수 있다. 이때, 갑자기 TV 하나가 방에 생겼다. 전원을 켜보니 채널은 EBS(교육 프로그램) 한 개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것을 안 보겠는가? 아마 누구나 그것을 시청할 것이다. 그곳에 바둑교실이 나오 고 수능 강의가 나와도 재밌게 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나면 바둑에도 제법 흥미가 붙고 수능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개념을 알게 되고 수능 공부를 잘할 가능성이 갖추어질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TV가‘지지직’거리더니 다른 채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옆에 채널들에서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생생한 뉴스와 영화, 스포츠 경기들이 나온다고 하자. 자, 이 상황에서 다시 EBS를 돌려 시청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대부분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과 같다. 단 한 가지만 할 수 있다면 그것만 생각하고 그것에 재미를 붙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어떤 일에 재미를 붙이고, 시간만 충분하다면 그것을 남들보다 잘하게 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하얀 방에 갇혀 있지 않고 무엇이든 선택해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다 보니 더 재미있고 더 편한 것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당연히 영화를 보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떠는 것이, SNS를 하고 게임을 하는 것이 공부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다. 하지만 수험 생활을 하면서도 그런 것들을 여전히 한다면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확연히 줄어들고 덤으로 공부에 재미를 붙일 기회마저 박탈하게 된다. 

반드시 인간관계를 적절히 중단하고, 시간 소비하는 습관들을 단절한 후에 수험 생활을 시작하여야 한다. 하얀 방에 갇힌 것처럼 단 하나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르바이트나 과외 혹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못했다면 이 역시 가능한 한 정리해야 한다. 사정상 일을 해야 한다면, 먼저 1년 일을 하며 검소하게 생활해 수험 자금을 모으고 그 다음 해에 전념해서 공부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이때는 일하는 1년도 수험 생활과 동일하게 생각해 중독성있는 것들을 끊고 반드시 절제된 생활을 해야 한다.) 

물론, 장기 시험의 종류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고 일과 공부를 병행하여 성공하는 경우도 소수 존재한다. 하지만 어려운 시험일수록 공부해야 할 분량은 많아지는데, 사람은 시간에 비례해 망각하기 때문에 하루 공부 시간이 적으면 나중에는 망각속도를 이기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흐지부지 오래 하는 것보다는 일정 기간 동안 완전히 공부만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혹여나 그럼에도 꼭 다른 일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주일 중 아무런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정해 놓자. 그것이 시간 확보다. 요약하자면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느냐’ 가 이 단계의 핵심이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시험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정말 간절하다면 반드시 좋지 않은 습관, 시간을 소비하는 일들을 모두 과감히 정리하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을 정돈하자. 


Step 3 : 오래 앉아 있기 

시간 확보가 되었다면 이제 오래 앉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소위‘ 공부는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책상 앞에 있는 시간의 절대량이 필요하다. 우선은 자리만이라도 잘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잠시 앉아 있다가 금방 또 일어나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단번에 앉아 있는 시간을 급격히 늘리기보다는 차츰차츰 늘리도록 한다. 이번 주는 한 번에 40분씩 앉아 있기, 다음 주는 50분씩, 이런 식으로 말이다. 

공부하지 않고 잠을 자든, 쉬든 좋으니 우선 일어나지 않고 앉아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리 지키기가 익숙해지면 앉아만 있어도 하루가 정말 빨리 간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된다. 


Step 4 : 공부 시간 질 높이기, 진짜 공부하는 시간 늘리기 

이제부터는 실질적으로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오래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있다고 하더라도 진짜 공부하는 시간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일찍부터 독서실에 자리를 잡고는 종일 엎드려서 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고, 혹은 SNS를 수시로 확인하며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집중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무엇을 준비하든 장수생(오랜 기간 수험 생활을 하는 사람)이 되기가 십상이다. 따라서 공부 시간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공부 시간 총계 스톱워치 사용이다. 막연히 공부 장소에 있는 시간보다 실질적으로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의 척도이기도 하다. 스톱워치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자신이 쓰는 시간에 대해서 자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지금 시간을 낭 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얼마나 후회되는 일인지 깨달아야 한다. 결국 시간 사용에 대해 약간의 강박관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아니, 목표가 분명하고 열심히 수험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시간 사용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고, 유혹거리 제거, 스톱워치 사용 등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도록 하자. 


Step 5 : 습관화 

마지막 단계는 습관으로 만들어 이어가는 과정이다. 끈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무리 질 좋은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하루 이틀하고 지쳐 나가 떨어지거나 한 달 후 슬럼프에 빠져 많은 시간을 낭비해 버린다면 의미가 없다. 지속 가능한 공부여야 한다.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의 실험에 의하면 사람들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66일 정도였다1) 고 한다. 물론 사람마다, 그리고 항목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시작해서 습관으로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그 정도로 어림짐작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필자는 4단계까지 만들어진 일과를 최소 2달 정도는 이어가 보기를 권한다. 습관이라고 하는 것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새로운 규칙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견디기 쉽지 않은 것일 수 있다. 또, 한순간에 잘 조직된 하루에서 벗어나 흐트러지고 망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습관으로 만들어지고 나면 그 일은 비교적 견디기 쉬운 일이 되고, 당연한 일이 된다. 실수로 한 번 흐트러지더라도 쉽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몸에 밴 일과가 된다. 그래서 그때까지는 참고 지속해 보기를 권하는 것이다. 반드시 공부의 5단계까지 완료해 최상의 수험 생활을 마지막까지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One point Tip

매너리즘과 슬럼프 예방장치

아무리 질 높은 수험 생활을 습관화했다고 하더라도 매너리즘이나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견뎌내느냐, 혹은 더 적게 겪게 되느냐가 승패를 결정한다. 그래서 그에 대해 여러 예방 장치를 권한다. 주기적인 운동, 동기부여가 되는 책,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혼잣말, 각오가 충분할 때 작성해 놓은 문구, 스스로가 주는 선물 등이다. 선물은 조금 생소할 수 있는데 수험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가끔 새로 도입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에게 쇼핑도 하나의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기도 한데 무엇인가 구매한다면 조금이라도 공부에 필요한 것을 사라는 말이다. 필기구, 의자 방석, 발판, 메모지, 실내화, 보온병, 독서대, 쿠션, 추리닝(공부할 때 입는 옷) 같은 것들인데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펜 하나가 펜을 집어 공부를 시작하기 수월하게 해주며, 일주일 정도는 소소한 활기가 될 수 있다. 전학 온 친구 하나가 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지루했던 반에 생기를 불어넣는 느낌이랄까. 따라서 새 물건들은 한 번에 구매하지 말고 한 개씩 가끔 수험 생활에 들이면서 매너리즘을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새로운 도구가 의욕을 높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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