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84세, 마음 나이는 20대인 남자 이야기

이정은 원장
2023-10-04
조회수 1405




 


나는 환자 나이가 어느정도 되야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호칭을 써도 되는지 항상 고민이 된다.

요즘 60이 넘은  분들 중에는 사실 언니 오빠 같은 분들이 더 많지….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가 나오는 분들은 점점 멸종 되고 있는 수명 연장의 시대에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불러도 되는 나이를 정해주길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사실 나는 80대가 넘은 분들께도 성함을 부르거나 직함을 부른다.

다 왕년에 화려한 젊은 시절이 있었을 그분들에게 나이가 많다고 노인으로 호칭을 부르는게 죄송스럽다.

노인처럼 보여도 노인이라고 들었을 때 최소한 나는 기분이 썩 좋진 않을거 같다. 싫다.


내가 이토록 노인들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

이번 칼럼은 지팡이를 짚고 미니쉬를 하러온 육체적 나이는 84세이나 마음 나이는 20대인 남자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거는 화장품도 바르고 피부과도 가고, 피부에 좋다는 음식도 먹는다.

하지만 치아에 생기는 여러 노화현상은 그려려니 하고 산다. 치아노화는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해서 난 억울할 때가 있다.

얼굴은 주름 하나도 신경쓰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몸에 근육을 만들어 어떻게든 젊어지려고 고군분투하는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젊어지기 경쟁시대다.


하지만 얼굴이나 근육으로 밥 먹는 것도 아닌데...

밥 먹을때도 일하고, 말할때도 일하는 우리의 치아는 노화현상이 생겨도 주인들의 사랑을 피부에 비해 덜 받는 거 같아 슬프다.


사실은 사람들이 치아노화도 치료와 예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몰라서 생긴 현상일 것이다.

특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나이가 어린 분들에 비해 정보 획득력이 부족할 수 있으니 더더욱 치아노화에 대한 치료는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미니쉬치아복구솔루션으로 치료를 받은 어르신들은 주변의 어르신들을 많이 데리고 오신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이원장! 나 해준거 내 친구도 해줘” 이런 식으로…


중년이상의 환자들은 주로 소개로 오는데 어느날 미니쉬를 한 중년의 남성환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이가. 80넘어도 미니쉬 할 수 있어요? 내 선배님인데 대충 보니까 미니쉬 해야 할 거 같아 이원장.”

“당연히. 할 수 있죠~”

“응, 그럼 보낼께, 유명한 제약회사 대표이셨어~잘해줘~”


몇일 뒤,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한 분이 14층인 우리 병원을 한숨을 쉬며 올려다보고 서 있었다.

난 본능적으로 며칠 전 통화했던 분의 선배님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팡이에 몸은 의지하고 있지만 정장에 구두도 깨끗한 정갈한 신사였다.


“안녕하세요~혹시 서상무님이 소개해주신 대표님이신가요?”

“어…어…..그래요…서상무가 여기 가서 키 큰 여자 원장을 찾아가라고 했어…”


‘예쁘다고는 안하고 키만 크다고 하셨군. 음……' 😉


“ 네~그 원장이 접니다. 저랑 같이 올라가세요~ ” 


차트에 나이가 84세인 것을 확인하고는 어디가 제일 불편하시냐고 했더니 음식이 끼고 잘 안 씹히는게 불편하다고 하셨다.


“그럼…. 치아가 깨지고 닳아지고 금가고 누렇게 변한 건 신경 안 쓰이세요? ” 


“그게 치료가 돼??? ” 


지팡이로 힘들게 10층까지 올라오셔서 피곤해 보이셨던 눈이 커졌다.

“치아가 원래 상태에 가깝게 복구되면 음식도 덜 끼고 더 튼튼해지고 밝아져서 얼굴까지 젊어 보이게 되는데 하실래요?” 

“그래….요…..” 


살짝 사기꾼처럼 나를 보시는 거 같더니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을 다 듣고 싶어 하셨다.

 몸만 불편하시지 이해도 빠르고 판단도 정확하신 정신은 아주 카랑카랑 맑으신 분이셨다.


미니쉬 복구 솔루션 치료는 자주 올 필요는 없지만 오전에 오면 거의 저녁때 쯤 끝나는 치료이기에 중간에 보통은 쇼핑을 가시거나 식사를 하시거나 볼일 을 보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분은. 

간병인을 동반하고 오시지만 근처 카페에서 빵 하나 먹고는 어디 가는 게 힘들어 진료실 의자에 몇 시간을 앉아 계셨다.

다른 환자를 보러 왔다갔다 하지만 혼자ㅡ계시는 그 등이 자꾸 신경이 쓰였다.






“제가 김밥 같은것 좀 시켜 드릴까요.? 빵으로 되시겠어요?” 

혼자 계시는 게 심심해 보여 말을 걸었다.


“응, 아니 됐어,,,소화도 안되고,,,,여기 앉아있는 게 제일 편해…” 


“힘드시죠.?” 


“집에서 왔다갔다 하는게 좀 힘드네….아내가 6년 전에 먼저 가고는 더 체력이 떨어져서…내가 원래는 하루에 2만보씩 걷고 그랬는데….마누라 가고 자식들 다 나가 살고...코로나 터져서 더 운동을 못하고...그래….” 


이런 대답을 들을지 모르고 그냥 장난삼아 말을 건건데……나한테 이런 말씀을 꺼내시는 거 보니….대화가 필요 하셨나 싶어….그냥 옆에 눌러 앉았다.


자식이 몇명인지…뭐하는지..사모님은 왜 돌아가셨는지..대표님은 몸이 왜 안 좋아졌는지 30분 정도의 대화에 그 분의 인생 서사를 본의 아니게 알게 되었다.


“곧 추석이라 애들이 다 올건데 이거 치아 새로 해서 보여줄라고….

손주들도 오니까…내가 지금 움직일 처치가 아닌데 이거 하면 좀 젊어진다 그래서 온거야….”


역시!!!!  처음에 음식물이 끼고, 씹기 불편하고 이런 말들은 본심을 꺼내기 위한 밑밥 정도 되겠다.


일부러 환자분께 색상은 내가 알아서 정한다고 하고 제일 밝은 색으로 미니쉬솔루션으로 보철을 만들었다.

나이가 많을 수록 제일 밝은 컬러를 싫어하는 환자분은 거의 없다.

다들 치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몰라서 그렇지 방법을 알면 다 젊었을때의 치아로 돌아가고 싶은게 당연한 것이다.






평생을 함께 한 아내가 떠나고 자식이 셋이나 있지만 명절에나 보고 간병인이 아무리 좋아도 가족은 아니니….

삶이 즐겁지 많은 않았으리라 짐작해본다.


내가 해준 치료가 한번이라도 그 분을 웃게 한다면 혼자 거울을 봐도 웃게 해 드릴 수 있다면…

이걸 치과 치료라고 해야 하나,,,성형이라고 해야 하나,,,심리 치료라고 해야 하나….


다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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