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를 생기게 만드는 세번째 요인, No. 3 치아와 침

이상민 원장
2023-07-31
조회수 3278


세번째 요인인 '치아와 침'이 충치 발생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살펴봅니다.


양치를 안 하면 충치 벌레가 ‘치아를 공격해서’ 충치가 생긴다?


충치는 결국 치아에서 발생합니다.

충치는 치아 표면에 있는 당분을 치아 표면 및 구강내에 있는 세균이 섭취한 후, 각종 세균의 대사과정을 거쳐 나오는 산성물질에 의해서 치아의 칼슘이 녹아 빠져나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앞에서 이야기했던, 구강내 세균과 음식물 등에 이어 세번째로 '치아와 침'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첫째, 치아


어떤 물질이 산성에 저항하는 힘을 내산성이라고 부르는데, 치아의 내산성이 높을 수록 세균이 만들어낸 산성물질에 치아가 녹는 과정이 줄어들어, 결국 충치가 진행될 확률이 낮아집니다.


기본적으로 치아의 내산성을 결정짓는 요소는 바로 유전입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DNA의 명령에 따라 치아의 조직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때 치아를 만들어내는 유전적 특징에 따라 어떤 치아는 산성물질에 강력하게 저항하기도 하고, 어떤 치아는 산성물질에 취약하고 쉽게 부셔지기도 합니다. 강하고 튼튼하고, 산성물질에 잘 견뎌내는 치아를 유전으로 받은 사람은 구강관리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도 충치가 잘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치아의 내산성을 유전으로 정해진 것이 아닌,  후천적 노력으로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바로 ‘불소의 사용’입니다. 치아는 하이드록시 아파타이트(HAP)라는 결정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치아 표면의 HAP가 불소와 만나게 되면 플루오르화 아파타이트(FAP)라는 결정구조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 FAP는 HAP보다 내산성이 훨씬 뛰어납니다.


이러한 치아 불소 사용으로 인한 충치 예방효과를 근거로 미국에서, 그리고 과거 1980년대 대한민국 몇 몇 도시에서 시행한 사업이 [수돗물 불소화 사업] 입니다. 0.7~1.2ppm의 적은 불소의 함유로 전반적인 충치의 발병율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물론 고용량의 불소에 대한 반감과 대한민국 수돗물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으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불과 십년 전 만 해도 만 3세 이하의 아기들에게는 불소가 들어있는 치약을 사용하면 안된다고 치과대학에서 가르쳤습니다. 만 3세 이하의 아기들은 자발적으로 치약을 뱉을 수 없고, 입안에 들어간 치약을 무조건 삼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0년 미국 소아청소년치과학회와 미국 치과의사협회는 치아가 맹출한 순간부터, 즉 생후 6~7개월이 되는 순간부터 저농도의 불소치약을 사용할 것을 추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대신 6개월에서 3세 정도 사이의 아기에게는 치약을 칫솔모에 문지르는 수준, 혹은 쌀 한톨정도의 용량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3세 이상의 아이에게는 작은 콩 한알 정도의 불소치약을 사용해서 양치할 것을 추천합니다. 이러한 바뀐 지침의 이유는 결국 불소에 의해 치아가 보호되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치약 한 통에는 약 990~2000ppm(평균적으로 1000ppm)의 불소가 들어 있습니다. 정상적인 몸무게를 가지고 있는 성인의 경우, 불소중독으로 죽기까지의 치사량은 대략 100g짜리 일반 치약 열 개 이상을 한번에 먹어야 하는 정도의 용량이므로 불소치약의 사용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둘째, 침(타액) 

치아는 세균의 산성 공격에 의해 충치가 생깁니다. 그런데 구강내의 침은 세균의 산성공격을 매우 효과적으로 중화시켜주는 중화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침 속에 염기성 성분이 풍부한 경우, 혹은 침이 마르지 않고 풍부하게 배출되는 경우에는 침이 세균의 산성 공격을 매우 효과적으로 중화시켜서 충치가 잘 생기지 않게 해줍니다.



기본적으로 침 속의 중화능력을 결정짓는 요소는 바로 유전입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DNA의 명령에 따라 침을 분비하는 침샘세포들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유전적 특징에 따라 어떤 사람은 풍부한 중화능력을 가진 침을, 어떤 경우는 중화능력이 많이 부족한 침을 갖게 됩니다. 또한 침의 분비양과 분비 속도 역시 유전적인 면이 큽니다. 침이 풍부한 경우 충치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침 속의 중화능력은 후천적으로 쉽게 바꾸기 어렵지만, 침의 분비양과 분비 속도는 후천적으로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안 좋은 쪽의 영향이 많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우울증 등 우리는 다양하게 약을 복용합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약의 부작용에 입마름 현상이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역시 침의 분비를 억제시킵니다. 머리나 목 부분의 항암치료도 침샘을 위축시켜 침 분비를 억제시킵니다. 

나이를 먹으면, 침샘도 노화되어 침 분비가 억제됩니다. 




최근 십 여년 전부터 노인에 대한 치의학이 점차 발전하고 있습니다. 노년치의학(geriatric dentistry) 이라고도 부르는 이러한 학문은 환자 연령대가 급속하게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먹는 약은 많아지지만, 침은 점차 줄어듭니다. 이 같은 줄어드는 침분비에 대한 대처 방법과 그로 인해 노년에 갑자기 증가하는 충치(특히 치아 뿌리 쪽에 급속도로 많은 충치가 생깁니다)에 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침속의 중화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침의 분비량을 늘리는 방법도, 그리고 침의 분비속도를 늘리는 방법도 뾰족하게 없습니다. 

입이 많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제로스토미아;Xerostomia) 환자에게는 부족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공타액 제품이나 오이, 수박같은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식습관을 안내하고, 잦은 양치질을 권장하는 정도입니다. 

단, 우리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적인 가글제제는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어 오히려 입마름 현상을 가속시킬 수 있어서 가글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치아와 침. 이러한 요소를 합쳐서 우리는 숙주 요소(host facto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세균의 숙주, 즉 ‘우리 몸의 요소들’이라는 뜻입니다. 


충치에 있어서 숙주 요소는 상당부분이 유전적으로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망연자실해 있다기보다는 후천적으로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것도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치아가 산성물질에 약하게 태어났다면, 불소치료나 불소치약을 통해 치아의 내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침의 중화능력이 약하다면 식사 후 물로 헹궈주는 것만으로도 세균의 산성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침이 적게 나온다면 식이섬유와 수분이 풍부한 식습관과 좀더 잦은 양치질 및 스케일링을 통해 충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충치를 생기게 하는 네 가지 요인중 마지막으로 '시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Who is he?

치과의사 이상민 병원장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후, 짧은 미국 생활을 마친 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원가에서 환자를 보며 항상 환자와 좀더 깊은 소통하기 힘든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환자에게 치과에 대한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더 좋은 방법에 대하여 고민해 온 그는 지난 3년 동안 헬스경향 신문에 백 여 편의 칼럼을 기고하는 활동과,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 상위 0.15% 영웅등급 활동 등을 통해 환자들과 소통하였습니다. 이제 그는 치과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치과뉴스닷컴을 통해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치과에 대한 이야기를 깊고 자세하게 풀어내려 합니다. 기존 언론과는 다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치과뉴스닷컴의 방향성에 맞게, 독자들의 피드백과 질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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